쓰고 싶어 끄적끄적

생애 첫 미술 작품 !!!!!!!

청주댁 2006. 6. 16. 00:01

뒷감당도 못하면서 일벌리는 재주는 타고 났나 보다.

 

괜시리 이것 저것 해보고 싶은 것은 왜 그리 많은지 ......

 

 

지금 생각하면 더 이쁜 커텐, 침대보가 백화점가면 널렸을텐데 내 신혼살림은 내가 장만해간다는

 

특유의 오기로 약국내에다 재봉틀 사다 놓고 드르륵 박아댔으니 오시는 손님들 돌아서면서

 

한참 웃으셨겠다.

 

 

그렇다고 천값이 싼 것도 아니고 거기에 들인 시간과 노력까지 생각하면 완전 적자인데도

 

그때는 왜 그리 홈패션이 배우고 싶던지.......

 

 

나의 기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스텐실이 배우고 싶어서 결국 강사 자격증까지 따냈고 지금은 꽃값 아깝다고 거들떠 보지도

 

않으면서 꽃꽂이가  하고 싶은 열정에 결국 YWCA에 찾아가 3개월 꽃집 경영반까지

 

수료했다.

 

 

왠만한  꽃꽂이는 물론이고 신부 부케며 운동선수들 우승하고 돌아오면 목에 걸어주는 화환에

 

개업식 2m화환까지 뚝딱 만들어 냈는데 결국 지금에 와선 무용지물이니 젊은 시절 약국에

 

하루 종일 갇혀 한창 청춘을 고스란히 썩히는 환경에 대한 반발심이었나 보다.

 

 

쓰다보니 자기 자랑한 것 밖에 안된것 같아 쑥스럽지만  끝까지 마무리하지도 못하면서

 

이것 저것 벌리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올 여름 또 일을 냈다.

 

초등 시절, 매일 방과 후 미술반에 소속되어 그림을 그리고 일년에 한번 전시회에 그림을

 

전시했었는데 큰 대회에 나가서 큰 상을 받는 실력은 아니었지만 미술반에 뽑힌 걸 보면

 

그래도 꽤 그림을 그렸나보다.

 

 

고종사촌 언니 두분 모두 미대와 음대를 다닌지라 익히 옆에서 돈 축나는 것 충분히 지켜보신

 

부친께서는 초등 졸업 후 예능계로는 진출이 불가하다는 방침을 모친을 통해 하달하셨다.

 

 

피아노의 경우 4년 정도 학원을 다닌지라  중,고등 음악시간에 실기는 물론 이론까지 퍼펙트한  

 

수로 성적표를 장식했지만 미술의 경우 학원은 커녕 미술반에 남아 그림을 그릴때도

 

담당선생님의 지도는 전혀 없이 나혼자 그리고 검사받는 형태로 마친지라 뎃생은 물론

 

수채화의 음영기법을 내가 알리가 없었다.

 

 

그래서 초등학교 6년 내내 미술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테크닉을 요구하는 중,고등시절

 

난 미술분야에선 그냥 그런 학생이었다.

 

 

마음 한구석에 오기가 있었는지 언젠가 제대로 배워봐야지 마음만 가지고 있었는데 홈플러스

 

에서 일주일에 1시간 반정도 수업하는 강좌가 있어 용기를 내어 신청하게 되었다.

 

주위 상황이 계속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해줄런지 자신은 없지만 막상 작품(?) 하나 완성하고

 

나니 보통 뿌듯한게 아니다.

 

 

아직 초보 병아리단계이지만 언젠가 쥴리앙,시저 석고상도 멋드러지게 그리고 수채화는 물론

 

유화까지 도전하여 거실의 가장 좋은 곳에 떡하니 자랑스럽게 걸어두는 미래의 어느날을

 

떠올리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구에 온 신경을 집중하다 보니 아래 받침대도 그렇고 그림자 처리도 미숙하지만

 

그래도.................. 참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