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반 아이들이나 담임선생님, 자모를 통해서 듣고 나서야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알게 되는 큰 아들과는 반대로
정확한 %는 모르지만 유전학적으로 나와 많이 닮은 작은 녀석은 하나부터 열까지 미주알 고주알 엄마에게 다 이야기한다.
그런데 오늘 뜬금없이 여자를 사귄단다. 어이가 없어서리...
그것도 다른 아이도 아닌 저를 차버렸던 같은 반 미현이하고...
지금 작은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은 올해 새로 입학한 곳이다.
재작년과 작년, 집에서는 멀어도 건물이 깨끗하고 지하에 강당과 플레이센터까지 갖춘 유치원이 있어
사내아이들이란 자고로 잘 뛰어놀아야 된다는 생각으로 멀리 개신동까지 보냈었다.
집중력이 높고 한 학구열하는 큰 아이의 경우 나름대로 인정도 받아가며
유치원에서 제공하는 여러 학습을 스폰지 물 빨아 들이듯 잘 소화하며 무사히 졸업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집중력도 부족한데다 여기저기 잡다한 것에 관심이 많은 작은 녀석은 끝내 그 무리에서 뱅뱅 겉돌았다.
간혹 유치원을 방문할라치면 원장실 CCTV에 비친 작은 녀석의 모습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다른 녀석들은 모두 담임선생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있는데 유독 한 아이만 등을 보이고 돌아 앉아 있다.
어찌 엄마가 자식 뒷통수도 못 알아보리요!!!
그후 원장님이나 담임선생님한테 몇번의 부탁을 드렸으나 그후에도 아이는 학습적인 면에서 계속 뒤쳐져 갔다.
아이 키워본 엄마라면 알겠지만 나도 모르게 자꾸 큰 아이와 비교하게 됐고
쉬운 한글조차 한참을 쳐다본 후에도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띄엄띄엄 말하는 아이를 보니
걱정보다는 화가 앞섰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다가 TV를 보는 아이를 보게 되었는데 눈동자가 몰려 있었다.
사시, 즉 사팔뜨기인것이다.
이게 왠일일까? 너무 놀라서 다음날 병원 갈 여유도 없이 아이들 친구 집인 김원장님 댁으로 쫓아가게 됐고
사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날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하자고 해서 방문했는데 사시가 아닌 선천성 원시란다.
원시라 잘 안보이는데 아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조절능력이 뛰어나 눈동자를 움직여서라도
사물을 보려고 노력을 하다 보니 그 결과 사시처럼 눙동자가 몰리게 된 것이었다.
세상에, 그런것도 모르고 글자 못 읽는다고 형과 비교하며 핀잔을 주었으니 엄마가 정말 못됐다.
잘 안보여서 답답한데다가 주위에서(나,신랑, 시엄마에 삼촌들까지...) 그것도 모르냐며
은근히 구박을 했으니 어린 마음에 얼마나 상처를 입었을까?
병원 진료실에서 나도 모르게 마음이 아파서 펑펑 울고 말았다.
김원장님께서 돋보기로 교정을 하면 점차 좋아진다고 위로를 해주셔서 겨우 안심을 하고 왔지만
문제는 너무 늦게 발견해서 아이가 학습적으로 많이 뒤쳐져 흥미를 잃은 상태였다.
반 친구들이 학습이나 교구활동에 재미붙이는 동안 우리 아이는 잘 보이는 않는 상태로
한글이다 산수다 여러 학습과정을 지도받다보니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고 넘어갔고
점차 흥미를 잃어 수업시간에 주위가 산만해지고 또래 아이들보다 뒤쳐지는 자신에 대해
자신감도 잃었던 것이었다.
그후로 아이의 상태를 유치원에 알리고 세심한 지도를 부탁드렸으나 한반이 20명인지라
담임선생님께서 우리 아이에게만 신경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올해 반 정원이 적은 유치원을 찾다 보니 집 근처에 있으나 건물 2층에 있고 내심 비좁다고 생각해서
사내 아이들 뛰어 놀기에는 적당치 않다고 예전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W&W에 보내게 되었다.
운이 좋은 것이 원래 정원이 10명인데 뒤늦게 반이 하나 더 급하게 결성이 되어 우리 아이까지 6명이란다.
인원수로 따지기는 그렇지만 과거 유치원에 비해 학생수가 1/3로 줄었으니
우리 아이를 좀 더 세심하게 봐주실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괜시리 그동안 집 앞의 유치원을 놔두고 아이들 멀리 보내 고생시킨것 같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교차했는데
이후 특별히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질 않고 아이는 여전히 주위가 산만하고 학습에 도통 관심이 없었다.
(글 읽으시면서 무슨 유치원생한테 공부를 요구하냐고 하시겠지만 산만함이 극도로 심각!!!
엄마 입장 되어 보시면 압니다. ^ ^)
그런데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변한다더니
요즘 들어 궁금증도 많아지고 은근슬쩍 책도 갖다 읽기도 하며 나름대로 틀을 갖추어 가니 여간 기특한게 아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한달 전 유치원 학습 발표회에 갔는데
유치원에서 영어 파닉스까지 다 익혔고 영어 문장도 줄줄 읽는다.
한글은 아직 완전치는 못하지만 산수는 2자리수까지 더하는 꽤 수준급이란다.
1999년, 아이가 뱃속에 있을때 계속 근무하다가 집에서 쉬는 동안 무료함을 참지 못해 어찌하다 주식을 잠시 한적이 있었다.
그 해 상승장 마지막 8부 능선에 올라타 미처 꼭대기에서 털고 나오지 못하고
일반 개미투자자들의 전철을 고대로 밟으며 1/5가격까지 떨어지는 과정을
임신 내내 겪고도 모자라 아이 젖 먹일때까지 겪었으니 그 스트레스가 태교에도 악영향을 끼쳤고
아이에게도 스트레스 호르몬이 가득한 모유를 먹였을 것이다.
그래서 아이의 부진함과 집중력 부족을 나의 탓으로 돌렸고 솔직히 지금도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래도 원장선생님과 담임선생님의 자상한 지도로 아이가 조금씩이나마 본 궤도로 찾아오는게
여간 고마운게 아니다.
쓰다 보니 작은 아이의 연예담을 쓴다는게 또 옆으로 샜다. 아이고야~~~
우리 아이를 뺀 5명은 작년에도 유치원에 다니던 아이들이다.
그중에 병준이와 미현이는 작년부터 커플이란다.
그런데 아직 싱글인 다른 여자아이를 찍지 않고 그 둘사이의 훼방꾼이 된 것이다.
문제는 미현이에게 간택을 받았으면 되는데 보기좋게 딱지를 맞았단다.
담임선생님을 통해 언뜻 들은 바로는 병준이하고도 미현이 일로 꽤 사이가 안 좋았나 보다. 에잉~~~
그런데 이제는 미현이가 우리 아들이 좋다고 한단다.
병준이는 어떡하냐고 했더니 이미 끝난 사이라나, 미현이가 병준이 싫다고 했단다. (믿을수가 있어야지.)
그렇잖아도 아이 생일날 사진에서 미현이가 옆에 다정하게 손을 얹고 있길래
친구사이니까 잘 지내나 보다 했는데 그때부터 썸씽이 있었나보다.
팥빙수 실습시간
하룻밤의 외박 -파자마데이-
열공!!!!
공부도 중요하고 연예사업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소원 딱 하나만 말하라면 ,
더도 덜도 말고 지금처럼 티없이 건강하게 자라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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