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과 만나 처음 가 본 곳이 바로 부안 채석강이다.
이곳에 아이까지 둘씩이나 낳아 다시 오게 될 줄은 꿈에라도 상상하지 못했었다.
그 당시를 떠올려보면 7살이나 많은 대선배라서 조심스럽기도 하면서도 참 편하게 대해줘
태어나서 난생 처음 아빠외의 외간남자와 당일치기일지라도 처음 떠나 본 여행이었는데
계속 엮이고 엮여 이젠 지지고 볶으면서도 한 이불을 쓰며 사는 사이가 되었으니
한창 사춘기 시절인 중1일때 대학생이었던 아저씨하고 결혼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난 뭐든 참 서두가 길다. 그만 정리하고,,,
드라마를 찍던 말던 원래 유행 쫓아 사는 사람이 아닌데 어찌하다보니 아이들 바람이나 쐬여 줄 겸
호남고속도로를 타게 되었다.
예전에는 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라고 하기에도 너무 비좁은 길을 한참 달렸었는데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어 길도 밀리지 않고 훨씬 단축된 시간으로 도착했고 네비게이션 없이 다니던 때라
길도 한참 헤매고 I.C 통과해서 국도초입에서는 속도위반으로 카메라에 찍히는 불운까지 겪었다.
촬영지는 한곳이 아니라 여러군데로 나뉘어 있었다.
처음 들른 곳은 일본진영과 현지세트였다.
아직 일본은 못 가봐서 건축양식은 잘 모르지만 비슷하게 꾸며 놓았다니 믿을 수 밖에,,,
그 당시 유행하던 젤리슈즈를 신고서.............
더위에 지쳐 거북선도 안 반가워!!!!
주세트가 있는 곳으로 옮겼는데 2차선 도로이고 전국각지에서 온 관광버스와 자가용으로 주차할
곳 조차 찾기 힘든 상태여서 두 부부 모두 사람 북적이는 것은 질색이라 그만 포기하고 방향을
틀었다.
근처 비키니해수욕장에 가서 바닷물에 발이라도 적셔 보라고 아이들 데리고 해변으로 갔는데
물 보고 소위 XX하는 아이들을 보니 수영장도 제대로 데리고 다니지 못하는 엄마맘이 찢어진다.
무릎까지만 적시랬는데 너무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고 아래옷만 남기고 홀딱 벗겼다.
여분의 옷도 없는 상태지만 어찌 되겠지 싶어 맘껏 놀으라고 풀어 주었다.
게를 잡은 꾜디기
파도는 언제 오는 거야?
바지 젖었네!!!!
그래도 좋아요!!!!
파도만 맞다가 본격적으로 물 튀겨가며 뛰어놀다 지친 큰 아덜!!!
작은 녀석은 아직 힘이 남아도는 듯.....
물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니 혼자 짐짓 포기했던 여름휴가를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근 2달여간의 투쟁끝에 간 필리핀 세부로의 여행은 이날을 계기로 가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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